2010.8.9.
몇 가지 확인할 것이 있어 중구청으로 전화했다. 설문지에 적힌 전화번호를 눌렀더니 없는 번호란다. 이런, 설마 일부러 잘못된 번호를 적지는 않았을 테고, 참 허술한 행정이다. 어쨌든 전화 한 통 하려고 인터넷으로 중구청 홈페이지를 찾아들어가 중림동 도시환경정비사업 담당자와 통화가 되기까지의 시간은 꽤나 아까웠다.
모든 개발 사업은 ‘서울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에 따라 이루어져야 하는데, 기본계획에 아무 예정이 없던 중림동에 어떻게 도시환경정비사업을 하게 된 거냐고 물었더니 역세권 시프트 사업이라는 게 생겼다고 한다. 장기전세주택 시프트가 좀 인기가 있으니 서울시에서 추가 공급을 추진하나 보다. 만만치 않은 싸움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스쳤다. 중구청 말로는, 여기가 일반주거지역이지만 도시환경정비사업을 하는 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주상복합을 지을 예정인데, 말로는 어쨌든 원주민들이 많이 입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는 한다. 말로는 뭔들 못하니. 지금까지 봐 온 개발 사업들도 언제나 말로는 서민주거안정과 주거환경개선을 위한 거였지. 아무리 그래도 “상업지역·공업지역 등으로서 토지의 효율적 이용과 도심 또는 부도심 등 도시기능의 회복이나 상권 활성화 등이 필요한 지역에서 도시환경을 개선하기 위하여 시행하는 사업”인 도시환경정비사업을 완전 주택들만 가득한 지역에서 하는 건 부적절하지 않나? 어쨌든 중구청은 주민들의 요청이 있어서 올해부터 구역 지정을 추진했다고 한다. ‘주민들의 요청’의 실체도 궁금하네. 과연 어떤 ‘주민’들이 도시환경정비사업 구역 지정을 요청했을까?

2010.8.17.
궁금한 것부터 확인을 해야지. 중구청으로 질의서를 보냈다. (아래 박스 참고) 질의서를 보내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지만, 세입자이다 보니 생기는 구체적인 두려움은 있었다. 당장 집주인이 재계약을 앞두고 보증금을 천만 원 올려달라고 하거나 재계약을 안하겠다고 노골적으로 말할 수도 있고, 개발에 딴지를 거는 게 귀찮아 동네 유지들이 우리 단체에 대한 이상한 소문을 내고 다닐 수도 있고, ……. 경찰이 도청을 하거나 사찰을 하는 걸 걱정해본 적은 있지만 이런 걱정까지 하며 살아야 한다니, 세입자는 정말 불안하다.

2010.8.18.
문득 이걸 기록으로 남겨두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개발에 대응하기 위한 좌충우돌 고민과 시도들, 주민들과 만나는 이야기, 구청의 움직임 등등 어떤 이야기들이 펼쳐질지는 모르지만 차곡차곡 쌓아두면 소중한 기록이 될 듯하다. 마침 <진보복덕방>이 있다. ㅎㅎ

2010.9.28.
8월 31일까지 보내달라고 했던 중구청의 답변은 아직 오지 않았다.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이번주 중으로 보내겠다고 한다. 그 말, 벌써 세 번쯤은 들었다. 끙.

[출처 : 진보복덕방 26호]
 개발은 역시 어디에나 있다. 주거권운동네트워크에서 함께 활동하는 인권운동사랑방 사무실에도 개발 바람이 불어왔다.
<진보복덕방>은 개발사업 대응을 모색하는 이들의 고민을 기록으로 남기면서 독자들과 나누려고 한다. 아직 구역 지정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앞으로 어떤 일들이 벌어질 지, 얼마나 오래 싸워야 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 기록은 우리의 현실을 천천히 쫓아가는, 열려있는 장편 르뽀가 될 것이다.
필자인 ‘삼구팔’은 연재를 맡은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필명이자 사무실 번지수다. 한 동네가 사라져가는 기록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연재를 시작한다.[편집인 주]


2010.7.30.
사무실 쪽방에서 기거하는 YS가 중구청에서 우편물이 왔다며 보여줬다. 개발 사업에 관련된 내용인데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었다. 이 동네가 개발구역이라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는데 무슨 일인가 하고 내용을 봤더니 설문지였다. “중림 도시환경정비계획 의견수렴 조사 (세입자용 우편조사 설문지)”라는 제목이 달려있다. “서울시 중구 중림동 398-1번지 일대 도시환경정비 구역지정을 위한 의견수렴조사로써 거주민 여러분의 의견을 청취하고자 실시하는 조사”라고 설명이 붙어 있었다.
잉? 도시환경정비사업? 여긴 완전 주택가인데 도시환경정비사업이 웬말? 아직 구역 지정이 된 것은 아니라 한숨을 돌리기는 했지만, 이런 설문을 보내는 걸 보면 개발 사업을 추진할 의지가 있다는 건데,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하나? 닥치고 보니 참 막막하네.
조사기관은 중구청 도시관리과, 수행기관은 동부엔지니어링(주), (주)유아컨설턴트였다. 수행기관은 모두 건축 관련 회사다. 동부엔지니어링은 ‘센트레빌’을 짓는 동부건설과 계열사로 주로 도로 등의 건설을 맡고 있는데 주거환경개선사업에 참여하기도 한다. 유아컨설턴트 역시 종합건축사사무소로 개발 관련 컨설턴트를 하는 회사다. 설문조사를 왜 여론조사 전문기관이 아니라 건설 전문 회사들이 맡을까. 나중에라도 혹시 이들이 개발사업의 시행사나 시공사가 된다면, 이건 분명한 비리의 증거로 볼 수밖에 없다.
예상했지만 설문 문항들도 역시나 문제가 많았다. 정말 의견을 수렴할 생각이 있는 게 아니라 그냥 한 번 해보자는 생각으로 하는 것 같다. 음, 그런데 세입자용 우편조사 설문지가 따로 있는 걸 보니 소유주용 설문지도 있을 듯한데 구해볼 방법이 없을라나.
설문지는 크게 △ 주거생활에 관한 사항, △ 개발에 관한 사항, △ 상업시설에 관한 사항, △ 도시환경정비사업 및 정책에 관한 사항으로 나뉘어 있다. 주거생활에 관한 사항은 일반적으로 주거실태조사를 할 때 물어보는 것들이었다. 거주기간, 주택 유형, 점유형태, 임차료, 방 수와 전용면적, 만족하지 못하는 점. 그런데 만족하지 못하는 점을 물어보는 이유는 뭐지? 임대료가 비싸면 낮춰줄 건가? 평수가 작으면 넓혀줄 건가? 주택이 낡으면 새끈하게 고쳐줄 건가? 세입자들이야, 가난한 세입자들일수록 늘 불만스러운 게 그런 건데 마치 개발 사업을 정당화하는 근거로 사용하려고 이 문항을 만든 것 같다. 구청 입장에서는 그럴 수 있을 게다. 어쨌든 개발을 하고 나면 저렴주택이 사라지고 넓고 비싼 새 집들이 늘어나는 것이니, 주택에 대한 불만이 해소되는 거라고 생각하겠지. 하지만 그렇게 지어지는 집들은 다 남의 집이 되고 정작 이 동네 살던 사람들은 다 다른 동네로 이사를 가야 할 텐데, 주민의 입장에서는 주택에 대한 불만이 하나도 해소되지 않는 거잖아.
그 질문 다음에 “귀하/귀댁은 이 지역이 개발(재개발 재건축 등)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이 나온 걸 보면 역시나 뻔하다. 불만스러운 걸 생각하게 해놓고 그걸 개발로 연결시키는 수작인 거다. 어쨌든 설문조사 결과가 궁금하기는 하다. 개발을 희망하거나 현재 상태 유지를 희망하는 이유들에 주민들은 어떻게 답을 했을까? 설문지에는 개발이 완료된 후에 어느 지역에서 거주하고 싶냐는 질문도 있다. 그리고 개발 후 원하시는 주택유형, 소유형태, 적정규모 및 주택가가 얼마인지를 주관식으로 묻는 문항도 있다. 물론 “본인의 부담능력을 고려할 때”라는 단서가 붙지. 이런 설문의 문제점은 장위뉴타운 설문 결과를 분석할 때 이미 알게 됐다. 개발하는 동네 사람들이 원하는 규모나 가격을 써봤자 개발 계획에는 전혀 반영되지 않는다. 규모나 가격은 어차피 조합이 정하게 되고 “본인의 부담능력을 고려할 때” 계속 거주할 수 없는 사람들은 본인의 부담능력을 고려해 다른 동네로 이사를 가게 되는 거다. 으, 설문 볼수록 짜증이야.
상업시설에 관한 사항도 마찬가지다. 이건 아마 도시환경정비사업을 하려다 보니 추가로 묻는 것 같은데, 당장 이 동네 살던 사람들이 계속 살 수 있게 할 건지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지역에 꼭 있었으면 하는 쇼핑시설 같은 건 왜 물어보는 거니? 지역에 꼭 있으면 좋은 것들은 다른 사람이 이사 와서 이용하고 이 동네 사람들은 역시나 공연/관람시설, 아울렛 쇼핑몰, 의료시설, 전문교육시설 등이 잘 갖춰지지 못한 동네로 이사 가야 할 텐데. 하도 개발의 문제점을 많이 봐와서 그런지 설문문항도 도통 마음에 들지가 않아.
그나저나 뭔가를 해야 할 텐데 어쩌나, 힝.

2010.8.1.
다른 활동가들의 의견을 들어보려고 게시판에 고민을 올렸다. HI가 덧글을 달았다. “우리도.. 철거민 되는거..??ㅜㅡ” 그러게, 우리도 언젠가 쫓겨나게 되려나? 아직 먼 일이기는 하지만 막상 쫓겨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니 조급해지기도 한다. 그래도 너무 조급해하지는 말아야지. 아직 구역 지정도 되지 않은 거니 굳이 미리 불안해 할 필요는 없다. 개발 사업 절차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너무 불안하거나, 너무 아무렇지도 않거나, 애매한 걸 수도 있겠다.

2010.8.4.
설문지를 중구청으로 보내는데 “동봉된 우표와 봉투를 사용”했더니 우편요금이 부족하다고 한다. 우체국에서 무게를 달아보더니 250원짜리 우표로 안된대. 중구청에서 받아보는 거니까 우리가 우편요금을 더 낼 수는 없다고 했더니 그냥 보내줬다. 다섯 장짜리 설문지를 보내놓고는 중량도 안 재봤나.

2010.8.6.
회의에서 잠깐 중림동 개발 관련 대응을 논의했다. 모두들 막막한 기색이 역력하다. 구역 지정도 되기 전 단계에서 대응이 이루어졌던 경험을 찾아보기 쉽지 않을뿐더러, 뭔가 시도하려면 집중하는 활동이 필요할 텐데 하던 일들을 손에서 놓을 수도 없으니 막막한 것이다. 게다가 사무실이 중림동에 있기야 하지만 중림동 주민들과 친밀하게 지내왔던 것도 아니고 주민들과 긴밀한 관계를 만들려면 그것 역시 만만한 일이 아니다. 한편으로는, 어느 정도 개발이 필요한 것은 아닌가 하는 의견도 있었다. 사실 이 동네는 노인 인구가 매우 많다. 그런데 길의 경사가 매우 심하고 차가 다니기 쉽지 않다. 지난번엔 전기 공사를 하러 왔던 차가 회전을 하다가 골목 사이에 끼어서 오도가도 못했던 적도 있다. 구급차가 들어오기도 쉽지는 않지. 차도 차지만, 걸어다니기도 쉽지는 않다. 나이든 분들은 골목을 오르는 동안 스무 걸음에 한 번 정도씩은 꼭 걸음을 멈추고 한숨 돌리는 길이다. 하지만 골목 때문에 집들을 다 갈아엎는 건 말이 안되지. 여기도 대안 개발을 시도해야 하나? 이래저래 고민만 번져간다.
사무실이라 조금 덜 절박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이사 온 지 4년이 다 되어가긴 하지만 아무래도 집과는 다른 느낌이다. 어쩌면 집이라도, 크게 안 달랐을지도 모른다. 이미 2년마다 계약을 하며 불안하게 살고 있는데 3~4년 후에 쫓겨날지도 모른다는 걸로는 긴장이 크지 않을 수 있겠다. 그런 막연한 예측만으로 당장 바삐 움직여지는 사람들은 많지 않을 듯하다. 이래서 개발 사업 대응이 어려운 걸까. 결국 개발 사업의 막바지 단계인 관리처분 인가 시점까지 가야 하는 건가. 끙, 그때는 해볼 수 있는 게 많지 않은데.
어쨌든 대응은 그동안 주거권 관련 활동을 해왔던 활동가들이 담당하기로 했다. 기본적인 정보를 모니터링하면서 나누는 것이 최소한일 듯하다. 회의를 하고 나니 머리가 지끈. 담배를 피우러 나갔다. 창밖으로 인왕산, 종근당 건물이 보였고 그 건물과 내가 서 있는 곳 사이의 여유로운 하늘이 눈에 들어왔다. 아, 개발 하고 나면 이런 여백은 사라지는 거구나. 어떤 절박함이 조금 자라났다.
오후에 사무실에 주거권운동네트워크 활동가들이 두 명 왔다. 일본에서 주거복지법학을 전공하는 교수가 와서 서로 소개하는 자리였다. 요시다 교수도 개발에 대해 걱정이 많았고 특히 뉴타운을 궁금해 했다. 이미 많은 자료를 찾아본 듯도 했다. 요시다 교수가 돌아간 후 주거권넷 활동가들이 중림동 개발을 걱정하며 이런저런 얘기를 해주었다. 자료도 같이 찾아주고 이런저런 대응 의견도 내줬다. 그동안 함께 나눠온 고민들이 이렇게 실전이 된다, 거 참. 일단 주민들과 개발 사업에 관련된 정보를 나누는 일이 중요하다는 점은 분명해졌다. 우리가 아무리 별 관계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개발 사업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가 주민들에게 아무도 정확한 정보나 예상되는 상황을 알려주지 않는다는 거니까, 우리가 아는 만큼이라도 주민들과 충분히 나누는 것이 중요하겠다. 속으로 조금 부끄럽기도 했다. 막상 닥치고 보니 우리 사무실을 어떻게 할까 하는 고민이 더 앞섰는데, 단체 사무실을 걱정하며 단체의 역할에 대해서는 충분히 생각하지 못했던 듯하다.

(계속)

[출처: 진보복덕방 26호]
# 충정로 역세권 도시환경정비구역 지정을 위한 주민 사전 설명회가 있었다. 사무실이 있는 동네의 개발에 대한 거라 다녀왔다. 처음 듣는 얘기는 아니지만, 오래 전부터 재개발을 요구하는 민원이 많았다는 공무원의 말. 작년 가을, 그동안 들어온 재개발 관련 민원의 내용과 빈도를 질의했더니 "구청장 중림동 주민인사회시 주민건의사항으로 접수된 사례 등이 있었음"을 알려드린다고 꼬리를 내리더니, 오늘 또 같은 얘기를 한다. 어쨌든 당시에는 노후도 요건 때문에 개발 추진이 어려웠는데 역세권시프트사업 제도가 생겨 냉큼 서울시에 신청했고 시에서 시범사업으로 인정받았다고 한다. 서울시에 문의전화를 했을 때는 모른 척하더니, 이런, 서울시가 같이 추진하는 거라니, 속았다. 그건 그렇다 치고, 충분히 낡지 않아 개발을 못하다가 노후도 요건이 없는 사업으로 추진한다는 말을 그리도 자연스럽게 하다니, 이건 뭥미.



# 설명회에 참석한 시의원. 자신이 '마침' 서울시 도시관리 상임위에서 활동하고 있고 '마침' 도시계획심의위원이기도 하고, "제가 또 이 지역이니까" 최선을 다하겠다시니, 아무리 중림동 주민들이 모인 설명회라지만, 서울시의원이, 게다가 도시계획의 공익성을 책임져야 할 심의위원이, 이리도 자연스럽게 최선을 다하겠다시는 건 뭥미.



# 오늘 설명회는 충정로 역세권 도시환경정비사업을 인접한 아현동(마포구)과 함께 할 것인지, 따로 할 것인지에 대한 의견을 묻는 자리였다. 각각의 장단점을 프리젠테이션한 도시관리과장, 서울시에서 개발 관련 일만 20년 했고, 성북구-개발 사업이 가장 많았던 구라고 자랑-, 서초구, 광진구에서 일하다가 중구에 왔다고 한다. 중구는 상업지역이 1/3로 서울에서 제일 많단다. 그래서 광진구 있다가 중구 와서 일하니 36배 행복하단다. 광진구는 상업지역이 1%밖에 안됐는데 중구는 36%라. 도시계획에 뼈를 묻은 공무원들은 상업지역이 많아지면 행복해지기까지 하는 건지. 그래서 중림동을 멋대로 '낙후 불량 주거지역'이라고 낙인 찍고 도시환경정비사업으로 주상복합 건물을 올리려는 건가. 심지어 주민들에게 "아파트 규모가 클수록 재산가치가 있잖아요."라고 호소! 중대형평형이 줄줄이 미분양으로 골치를 썩고 있는 마당에 여전히 이런 신념은 사라지지를 않는가 보다. 아파트 규모가 클수록 여기 거주하는 주민들의 재정착은 어려워질 테고, 개발 이익에 영향을 주는 일반분양도 어려워질 텐데 말이다. 이 밑도 끝도 없는 개발의 아우라는 도대체 뭥미.



# 프리젠테이션이 끝나고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대부분 집주인들이 궁금한 지분, 입주 등에 대한 이야기였다. 한 아주머니는 개발은 마포구와 함께 하지만 자신은 절대로 중구에서 살아야 한다고 주장하셨다. 주위에서 어찌나 동의하시는지. 오래동안 중구에서 살았기 때문에 마포구로 가기는 싫다고 하신다. 하지만 이 동네는 마포구와 중구의 경계가 심지어 작은 도로도 아닌 주택의 담들일 정도로 지리적으로는 한 동네다. 다만 마포구와 중구는 충정로역에서의 거리가 확연히 차이난다. 그리고 당연히 개발이 되고 나면 중구 쪽에 있는 아파트들의 값이 더 나갈 것이다. 그러니 중구에서 살고 싶어하시는 것도 이해가 된다. 하지만 개발을 같이 하면 조합을 같이 꾸리게 될 테고 당연히 마포구에 거주하는 조합원들은 동의하지 않을 텐데, 아무리 중림동 주민들만 모였다지만 마냥 이렇게 다 뜻대로 될 것처럼 생각하시는 건 결국 본인들에게도 손해다. 그런데 구청 공무원, "네, 조합에서 관리처분규약을 그렇게 정하시면 물론 됩니다. 아파트는 행정 경계에 걸치지 않도록 지어야겠죠."란다. 이것도 뭥미지만. 유일하게 세입자 한 분이 질문 하셨다. 옥탑방 사는 독거노인이라고 본인을 소개했다. 임대아파트가 어떻게 나오는지를 물어봤다. 그리고 이 지역에 지어지는 소형아파트에도 들어갈 수 있냐고 물어봤다. 구청 공무원의 대답, "네, 일반분양에 당첨되면 들어가실 수 있습니다." 개발해서 지어지는 일반분양 아파트 들어갈 돈이 있는 분이 지금 옥탑방 사시겠니? 이런 식의 눈속임, 개발의 문제점을 아무리 잘 알더라도 속아넘어갈 수밖에 없는 이런 이야기들이 오늘도 문제적 개발을 부추기고 있다. 그러니 이게 도대체 뭐냔 말이다.